AI 도구를 고를 때 저는 두 가지만 봤습니다. 잘하나, 얼마인가.
그런데 딥시크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보면서 항목이 하나 빠졌다는 걸 알았어요. 성능도 좋고 값도 싼데, 정부 부처와 회사들이 줄줄이 "쓰지 말라"고 했거든요. 잘하고 싼 게 문제가 아니라면 뭐가 문제였을까요.
먼저 딥시크가 뭔지
중국 회사가 만든 AI입니다. 2025년 초에 크게 화제가 됐어요. 훨씬 적은 비용으로 만들었다는데 성능은 최상위권과 겨룰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거든요.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 4월 24일에 V4 Pro가 나왔고, 가벼운 버전인 V4 Flash도 같이 공개됐어요. 둘 다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분량이 100만 토큰 수준이고, 무엇보다 모델을 공개하는 방식이라 원하면 자기 컴퓨터나 서버에 직접 올려서 쓸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R2라는 후속 모델 얘기가 돌지만 공식 발표는 아직 없어요.
여기까지만 보면 안 쓸 이유가 없죠.
그런데 기관들이 막았습니다
2025년 초, 국내에서 딥시크 앱 다운로드가 잠정 중단됐습니다. 그전에 외교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접속을 차단했고 통일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뒤따랐어요. 카카오와 라인야후 같은 기업들도 사내 공지로 업무 목적 사용을 금지했고요.
국가정보원이 짚은 유의사항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 광고주 등과 이용자 정보를 제한 없이 공유
- 정보를 국외 서버에 저장
- 다른 AI에는 없는 타이핑 패턴 수집
마지막 항목이 저는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내가 무엇을 썼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치는지까지 데이터가 된다는 것.
지금은 어떤가
여기서 솔직하게 말해둘 게 있습니다. 위 내용은 2025년 초에 벌어진 일이에요. 당시 보도로는 국내법에 맞게 고친 뒤 서비스를 재개하는 방향이 언급됐고, 그 뒤로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어떤 상태인지는 이 글로 판단하지 마세요. 앱 마켓에서 직접 찾아보거나 최신 공지를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제가 확인한 건 "이런 일이 있었다"까지고, 오늘의 상태는 아니에요.
그럼 딥시크만의 문제인가
아니라는 게 이 글의 진짜 요점입니다.
지적된 항목을 다시 보면 대부분 모든 AI 서비스에 해당하는 질문이에요. 정보를 얼마나 걷나, 어디에 저장하나, 누구와 나누나. 다만 딥시크 건에서 이 질문이 가장 크게 터졌을 뿐입니다.

챗GPT나 클로드를 쓸 때도 같은 질문이 성립해요. 무료로 쓰면 내 대화가 모델 학습에 쓰이는지, 설정에서 끌 수 있는지, 회사 자료를 넣어도 되는지. 답이 서비스마다 다르고 요금제마다도 다릅니다.
공짜인데 어떻게 굴러가나
한 가지 짚고 가면, AI를 돌리는 데는 돈이 꽤 듭니다. 질문 하나에도 서버가 계산을 하니까요. 그런데도 무료로 열어두는 데는 대체로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 유료 전환을 노리는 것. 써보게 하고 한도에 걸리면 결제하게 하는 방식
- 데이터로 모델을 개선하는 것. 사용자 입력이 다음 버전의 재료가 됩니다
- 점유율 확보. 먼저 익숙해지게 만드는 것
셋 다 그 자체로 나쁜 건 아니에요. 다만 두 번째 이유가 있는 서비스에서는 "내가 뭘 넣느냐"가 그만큼 중요해집니다. 대부분은 설정에서 끌 수 있게 해뒀고요.
그리고 아예 다른 길도 있습니다. 딥시크 V4처럼 모델 자체를 공개하는 방식이면, 내 컴퓨터나 회사 서버에 직접 올려서 쓸 수 있어요. 그러면 입력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다만 큰 모델은 개인 장비로 감당이 안 되고, 가벼운 모델이라야 현실적이에요. 일반 사용자가 당장 할 일은 아니지만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둘 만합니다.
그래서 도구 고를 때 볼 세 가지
성능과 가격에 이걸 더하면 됩니다.
1. 내 입력이 학습에 쓰이나 대부분 설정에서 끌 수 있게 해뒀습니다. 가입하고 제일 먼저 확인할 항목이에요.
2. 어디에 저장되나 국내인지 국외인지, 회사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 개인이 취미로 쓰는 것과 회사 자료를 넣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3. 회사 방침이 있나 직장인이라면 이게 제일 먼저입니다. 실제로 사내 공지로 특정 AI 사용을 막은 곳들이 있어요. 개인 판단으로 회사 문서를 올리는 건 위험합니다.
공짜 와이파이와 같은 얘기
카페에서 공짜 와이파이를 쓸 때 우리는 속도만 봅니다. 그 망을 누가 운영하는지, 내 통신이 어디를 지나는지는 보지 않죠. 대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그런데 거기서 인터넷뱅킹을 할지 말지는 다른 판단입니다.
AI도 같습니다. 뭘 쓰느냐보다 뭘 넣느냐가 기준이에요. 공개된 자료로 공부하는 건 어느 도구든 부담이 적고, 회사 문서나 개인정보가 들어가는 순간 질문이 하나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도구를 갈아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보다 지금 쓰는 것의 설정을 한 번 열어보는 쪽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학습에 쓰임 여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켜져 있다면 끌 것인지. 도구를 바꾸는 것보다 이게 훨씬 빠르고 확실하니까요.
AI가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문제는 따로 정리한 글에 담아뒀고, 클로드와 챗GPT가 성격이 어떻게 갈리는지는 이 글에 정리해뒀습니다.